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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In 인생 <물고기 여인> ‘낚시 된 내 욕망을 마주한 90분’
첨부파일
작성일
2020.11.09
2020 연극의 해- 연극 In 인생 <물고기 여인>

116일 금요일 공연 관람 후기 (공연 후기 이벤트 참가합니다.)

 

 

 

 

낚시 된 내 욕망을 마주한 90

 

연극 물고기 여인은 남주인공 송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했으며,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탐욕을 잘 나타낸 작품이었습니다.

 

송공은 모두가 원하는 중년의 삶을 대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엘리트이고 젠틀하며 벤츠를 타고 다닐 만큼의 재력 또한 갖춘 남자

첫사랑의 달콤하고 아릿한 추억까지 가진 이 남자는 첫사랑을 닮은 젊은 귀녀와 하루를 함께 보낼 매력?도 있는 증년 남성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송공의 모습과 더불어 내면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탐욕 또한 현대인을 대표하는 인물이었고 내면, 외면이 모두 표출되어 연극이 유독 입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이 극이 재밌었던 건, 초반 송공이 극의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나 (등장하는 씬이나 대사면에서 압도적인 비중이었음) 등장인물들이 송공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나 상황에 의해 송공이 좌지우지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상한 대로 송공은 상황에 여기저기 끌려다니다 결국 극의 중간쯤 귀녀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 버릴 귀신인 줄도 모른 채 유혹의 버튼을 누르고 맙니다욕망을 선택한 송공을 보며 돈, 물질, 욕망에 물들어 가버린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제 욕망의 날것을 봐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또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대길에게 거액의 돈을 제시하며, 자신은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토막살인, 시체, 변호사 선임, 살인과 같은 비인간적인 대사들을 들을 때면 인간 내면의 깊은 욕망이 얼마나 치졸하고 잔인한지 느꼈습니다. 돈 줄 테니 제발 부탁한다며 애원하던 송공의 모습, 대길이 못하겠다고 하자 마침내 송공이 폭력을 쓰며 욕망의 민낯을 다 드러내던 장면들....

마지막에 등장한 토막 나 배낭에 들어가 있는 크고 실한 잉어는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탐욕의 크기를 대변하는 것 같아 흠칫하기도 했네요.

 

살인이라는 주제라 조금 잔인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 설정들은 일종의 충격요법이 아니었을까요

 

물고기 여인은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잊어버렸던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준 인천서구문화재단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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